어제, 늦은 저녁, 동네 서점을 찾았다.
신간 안내를 읽은 것도 아니지만 나는 <우주산책>이란 책에 눈이 쏠렸다.
삶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그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거라고 우리의 사랑스런 앤이 말했듯,(빨간 머리 앤)
나 또한 우주에 대한 서적을 사려고 갔던 건 아니었다. 간만에 김애란이나 은희경의 소절집을 사가지고
올 참이었는데, 그만 서점 한 모퉁이에 있던 우주산책이란 책이 시선이 쏠렸다.
책 가격이 14,000원이다. 다소 비싸다 싶다는 생각이 들기에 (요즘 책 값이 많이 오른 걸 몰랐다. 그간 주로 도서관 책 빌려 보느라고)
일단 저자 소개부터 읽었다. 천문학계의 유명인사가 쓴 거 라야 한다는 속물다운 잠재욕구가 있었던 거다.
한데 저자 소개를 읽기도 전에 나는 내용이 궁금하여 본문부터 들추고 있었다.
그리곤 무조건 책바구니에 그 책을 넣고 왔다.
푸른 색 간지에 있는 이 한마디 때문이었다.
"우리 DNA안에 있는 질소, 우리 치아의 칼슘, 핏속의 철, 에플파이 안에 있는 탄소는 모두 붕괴하는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별의 물질로 만들어졌다."--- 칼. 세이건
앤의 말처럼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건 정말로 멋진 일이었다.
나는 어제 그 책을 통해 지구와 달이 한 때는 한몸이었다는 걸 알았고,
내가 우주의 먼지로부터 파생된 존재라는 걸 알았다.
인디언의 인사중에 '미타쿠에 오야신(우리는 모두가 서로 연결돼 있다)'이란 말의 의미가 보다 광대하게 우주적으로
나를 감동시키며 가슴을 설레게 했다.
육십 후반부를 살고 있는 할머니가 근래 천문대를 두번이나 찾은 걸 보면 나는 어지간히 별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앞으로도 게속 별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고 싶다.
첫번째 사진은 별들의 사진이 아니라, 은하의 사진이다.
가운데 사진은 게 성운(게 껍질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1000년전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란다.
흥미로운 건 중국 송나라의 연대기인 송사천문지(宋史天文誌)의 기록에도 나와있다고한다.
1054년 여름 남동쪽에 낯선 별이 나타났는데 불그스름한 빛깔로 금성보다 밝았으며 23일동안이나 대낮에도 볼수 있었다고.
세번째 사진은 헬릭스 성운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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