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으로 유명한 말틴 루터는 <부부 생활에 관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성적으로 약한 남자와 부부가 된 성적으로 강한 여자가 공공연한 외간 남자와 간통할 수 없을 때에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라 했다고 한다.
"당신은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나와 나의 젊은 육체를 속였어요. 그래서 나와 당신 사이엔 부부생활이 없는 형편이에요.
그러니 내가 당신의 형제나 친구와 내연의 관계를 갖도록 허락해주세요. 당신의 재산이 타인의 것으로 상속되지 않도록
명목은 그대로 두고 당신이 본의 아니게 나를 속였던 것과 같이 이번엔 나의 속임을 당해주세요."
뿐만 아니라 루터는, 이럴 때 남편은 아내의 요구를 들어줄 의무가 있으며 만약 들어주지 못할 땐 아내가 다른 남자 곁으로 도망을 쳐도 나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이 대목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번역문이라 자연스럽지 못하긴 하나, 이 말인 즉, 남편이 아내에게 성적인 의무와 만족을 주지 못할 땐 여성의 바람을 눈감아주라는 의미이다. 단 재산 문제 만큼은 깔끔히 관리하여 남편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때는 가톨릭의 사제였고, 종교개혁을 일으켜 가톨릭을 벗어난 뒤 수녀와 결혼한 그는 어쨋든 기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토록 대담한 선언을 했던 것이다. 그 선언이 여자가 아닌 남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더더욱 충격적이었다.
성의 문제를 남성 중심이 아닌 남녀 공통의 문제로 해석한 그의 선언은 너무도 파격적이고 솔직하여 엽기적인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는 남녀의 성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종교의 율법이나 윤리 도덕을 내세우기에 앞서 인간 그 자체만을 바라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역으로 남편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아내에게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앞선 논리대로라면 그 아내는 남편의 바람을 눈감아 주어야 할 것이다.
나는 루터의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혹스럽다.
기실 세상은 허울만의 일부일처제가 존속되고 있을 뿐 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보면 집안엔 아내와 남편이 있고,
집 밖엔 공개할 수 없는 남녀 애인들이 존재하는 게 오늘 날의 현실이다.
인간 세상은 율법대로만 살아낼 수가 없다.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일 것인가.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은 어디에 (0) | 2015.10.18 |
---|---|
마지막으로 .... (0) | 2015.10.10 |
주님, 저좀 안아주세요 (0) | 2015.08.07 |
끈적한 슬픔 (0) | 2015.07.22 |
새 소동 (0) | 201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