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주님, 저좀 안아주세요

tlsdkssk 2015. 8. 7. 05:25

밤새 꿈을 꾸며 힘들게 헤매었다.

나는 정신과환자 소녀를 한명 데리고 기차로 대구를 향해 가던 중이었다.

기차 안은 붐비고 소녀는 기차안에서 가만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그 바람에 대구역을 놓치고 엉뚱한 곳에 내리게 되었다. 소녀는 눈앞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소녀가 없어졌다는 걸 알려야 했고, (이런 꿈을 꾼 것은 지난 날 정신과 병원에서 일한 게 바탕이 되었을지도),

일단 대구로 돌아가야만 했다. 한데 내가 내린 곳은 인가도 드물고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사람들을 붙잡고 대구로 가는 방법을 물어도 하나같이 모른다고 대답했다.

택시를 잡으려 해도 보이질 않아 애를 태우던 중 어느 덧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만 너무도 두렵고 막막하여 울고 말았는데, 내 울음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요즘 내가 많이 외로웠던 모양이다.

모두가 저만치 떠나버려 멀리서들 살고 있다.

가끔씩이긴 하지만 내 주변엔 아무도 없다.

혼자서 눈을 뜨고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웃고 혼자서 티브이를 본다.

아침 기도를 드리려고 십자성호를 긋다가 주님께 아뢰었다.

주님, 저좀 안아주세요. 성모님도 저좀 안아주세요. 제가 외로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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