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보석 같은 날

tlsdkssk 2015. 5. 5. 19:14

5월 5일 어린이 날이다.

아침 기온은 선선했으나 낮의 햇살은 투명하게 반짝였다.

맑은 중랑천 물에선 수많은 잉어들이 떼지어 노닐고 있었고,

햇살 받은 물살은  다이아몬드 빛을 내며 춤을 추었다.

해가 정중앙쯤 왔을 땐 물살 위에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통채로 박혀 내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밖으로 나갈까? 무조건 나가볼까?

시선은 자꾸 밖으로 나돌고 엉덩이는 들썩거렸지만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들>을 써내리기 시작했다.

 

가을걷이 끝난 들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비로소 안도의 숨이 가슴 저 밑으로부터 실려 나온다. 추수를 끝낸 들엔 분주했던 잔재가 남아 있지만, 겨울에서 이듬해 봄이 오기까지의 들판은 긴 휴식에 들어간다. 나는 그 무렵의 빈들에 서서 그 텅 빈 휴지기를 즐겨 바라보곤 하였다. 그럴 때면 알 수 없는 평화와 안식의 숨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곤 했다.

 

이렇게 써나가다 마침내 글 한편을 완성하였다.

비록 보석 같은 날의 자연은 누리지는 못했지만 보석의 원석 하나는 건진 셈이다.

<들>을 잘 가꾸어 소출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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