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친정에 들렀다 늦은 저녁무렵 동네에 닿았다.
아파트 단지 사이를 걸어오며 동녁 향해 고개 돌려 달을 찾았다.
느티나무 숲 우듬지 주변이 희붐하게 밝아오는가 싶더니 이내 옅은 살굿빛 달덩이가 둥근 조명을 내보였다.
아, 달이다, 보름달이다!
조용한 탄성을 달에게 보내었다. 경칩을 하루 앞둔 게 무색할 만큼 밤기온이 차가웠지만,
달은 달무리까지 거느려 사뭇 촉촉해보였다.
앙상한 잔가지를 꽃술처럼 펼친 그 사이로 달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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