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주일 오전, 도봉산에 올랐다.
봄비 내리는 산은 걸어본 사람만이 그 싱그러움을 알것이다.
산은, 특히 봄비 내리는 산은 그 생명력으로 천혜의 힐링 센터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나무들의 뿌리를 주시하며 걸었다.
우선 우리 아파트 나무들 부터....
여기부턴 도봉산 나무들이다.
보문능선 초입에서 만난 병든 나무. 나무에게도 피부암이 있는 걸까.
쉼터에서 찍은 소나무. 이 나무도 바위를 뚫고 몸을 이리저리 휘어가며 한 세상을 살아내고 있다.
횟팅~~
키는 작아도 밑동은 장사같이 튼튼하다.
나무의 뿌리는 기어코 바위를 가르고 만다. 살기 위하여, 살아내기 위하여...
사진엔 제대로 안나왔으나 이 나무의 밑동은 장난이 아니었다.
제 2 쉼터에서 만난 소나무. 나는 도봉산의 이 능선길을 걸을 때면 꼭 이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 나무에게 인사도 드린다. 물론 허그도 진하게 한 번.
가지가 물결모양으로 자라고 있는 이것도 소나무다. 팔자가 사나운 나무?
이하동문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엔 이런 잘 생긴 소나무도 계시는데, 내 팔로는 어림 없게 몸피가 굵다.
이름하여 팔자 좋은 나무다.
팔자좋은 나무의 위세.
하지만 이 나무도 수난이 없었던 건 아닌가보다. 뿌리들을 보라.
등산객들은 이 뿌리들을 무참히 짓밟으며 지나간다. 제발 사뿐히 즈려밟고 가주세요.
우이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방향에서 바라보는 우이암은 늘 예수님의 뒷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여기서도 꼭 쉬어간다.
4월의 비내리는 숲에서 쉬고 있는데, 새가 날아와 내 입에 들어간 비스킷을 바라본다.
과자를 놓아주었더니 한 입 물고 도망가고, 또 한입 물고 도망가면서도 계속 날아 왔는데
내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다시는 오지 않아 서운했다. 새는 지금 저 단풍 나무 위에 숨어 있다.
절벽 바위에서 자라는 산철쭉. 지난번엔 꽃이 만발했었지만 이번엔...
이 나무는 키도 하늘을 찌르고 몸피도 엄청 굵다.
잎새가 플라타너스를 닮은 걸 보면 플라타나스가 맞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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