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엘리와 연주한 바흐의 미뉴엣 G장조

tlsdkssk 2013. 8. 17. 09:34

어제 엘리와 피아노 학원을 나설 때였다.

엘리가 묻는다.

"할머니, 내가 무슨 곡을 젤 좋아하는 줄 아세요?"

내가 모른다고 하자 엘리는 바흐의 미뉴엣이라는 것이다.

그 곡이 너무 좋아 오늘 피아노 선생님에게 한번 쳐달라고 했다나.

나는 바흐 미뉴엣 중 어느것인지 몰라 음정을 한번 따라해보라 했더니 엘리는,

"드-드드드드- 드.드.드, 드-드드드드- 드.드.드.." 한다.

나는 그제야 미뉴엣 G장조라는 걸 알고 따라 불럿다.

"라, 라라라라 라.라.라~~~"

그러자 엘리는 반색을 하며,

"할머니도 그거 알아? 내가 젤 좋아하는 곡이야. 피아노로 그걸 칠 수 있음 좋겠어."

엘리는 아직 집에 피아노가 없다. 피아노를 배운지 얼마 안되었으니 바흐의 미뉴엣을 제대로 연주할 수도 없으리라.

내가 묘안을 내었다.

"있잖아, 피아노는 한 가지 소리밖에 못 내지만 입으로 하면 여러 소리를 낼 수가 있어.

봐라, 너는 드드드로 햇고 할머니는 라라라로 했지? 음음음하며 허밍으로도 할 수 있고..."

우리는 손을 잡고 걸어가며 게속 바흐의 미뉴엣을 연주했다.

손녀는 드드드로 하는 게 가장 좋다며 드드드로 하고, 나는 라라라로 했다. 

그러다 나는 변주를 하기도 했는데, 엘리는 자기 연주에 방해된다며. 냅다 짜증을 낸다.

"할머니, 나는 드드드가 젤 좋단 말야!"

엘리는 왕, 어쩌랴, 아쉽지만 내가 지는 수 밖에.

지금 어제 못한 연주를 입으로 하며 이 글을 쓴다.

랄랄랄랄랄  랄.랄.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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