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이중주

tlsdkssk 2012. 6. 11. 12:24

엘리랑 자는 날이면 자리에 눕기 전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를 드린다.

엘리의 기도를 할 때는 내가 엘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넣기도 한다.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건강하고... 어쩌고 하면서.

때로 부산하게 보내다 피곤하여 나혼자 입속으로 기도하며 그냥 잘라치면 엘리가

"할머니, 기도는?" 하고 채근을 하니 빠뜨릴 수가 없다.

물론 어제 밤에도 기도를 했다.

엘리를 무릎에 앉히고  내 손으로 엘리 손을 붙잡고  엘리의 이마부터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펼쳤다.

"성부와 성자와... 참으로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 오늘 하루를 감사드립니다.....

.저희와 늘 함께 하시어서 저희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인도하시며..."까지 하고 있는데 엘리가 한 마디 한다.

"할머니, 나 무서운 꿈 안꾸게 해달라는 기도도 꼭 해요."

나는 "응"  하고 나서 기도를 이어간다.

"요즘 엘리가 밤마다 무서운 꿈 때문에 두려워 하니 에쁜 꿈 꾸면서..."

다시 엘리가 기도를 간섭한다.

"아니 할머니, 그렇게 기도하면 안되요. 나는 꿈을 안 꾸고 싶다구요.  꿈이 무섭다니까요. 아무 꿈도 꾸지 않게 해달라고 하세요."

"그래, 알았어. 하느님 아버지, 들으셨지요? 아무 꿈도 꾸지 않고 자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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