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이 생각보다 일찍 귀가했다. 며늘은 근무 때문에 늦게 온다고 했다.
저녁상을 차려주고 집으로 가려는데, 녀석이 "엄마" 하더니 나를 포옹한다.
나도 두팔로 아들의 등짝을 두드려주며 "그래, 그래, 밥 먹어라" 했다.
요즘 내 주변의 아들 둔 지인들이 모두 마음을 앓고 있다.
모두가 아들을 장가 보낸 뒤 생겨난 증상이다.
수필가 J선생은 아들과 1년만에 통화를 했는데,
두번이나 아들 목소리를 못알아듣고 '누구시냐?"했다기에 고소를 머금은 적이 있다.
교우 A는 무심해진 아들로 홧병을 앓고 있고, 나의 한 친구는 아들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다고도 한다. 제법 재산이 있는 그 친구는 벌써부터 재산을 자식에게 남기지 않겠다고도 한다.
나도 아들로 인해 맘 상한 적이 더러 있었다.
한데 녀석은 곧잘 '사랑한다'는 맆서비스와 포옹으로 날 녹이는 재주가 있다.
자식 자랑하기는 뭣하지만 장가 간 세상의 아들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황혼에 지친 어미에게 한번 쯤 포옹 서비스를 해주라고.
그럼 어미의 상처받은 마음은 웬만큼 치유된다고.
어미들은 아무 말 없는 포옹 속에서도 수 많은 걸 읽어낸다고,
엄마, 사랑해요
엄마, 힘드시죠?
엄마, 감사해요.
엄마, 늙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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