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아들의 포옹

tlsdkssk 2012. 3. 24. 06:53

어제 아들이 생각보다 일찍 귀가했다. 며늘은 근무 때문에 늦게 온다고 했다.

저녁상을 차려주고 집으로 가려는데, 녀석이 "엄마" 하더니 나를 포옹한다.

나도 두팔로 아들의 등짝을 두드려주며 "그래, 그래, 밥 먹어라" 했다. 

요즘 내 주변의 아들 둔 지인들이 모두 마음을 앓고 있다.

모두가 아들을 장가 보낸 뒤 생겨난 증상이다.

수필가 J선생은 아들과 1년만에 통화를 했는데, 

두번이나 아들 목소리를 못알아듣고 '누구시냐?"했다기에 고소를 머금은 적이 있다.

교우 A는 무심해진 아들로 홧병을 앓고 있고, 나의 한 친구는 아들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다고도 한다. 제법 재산이 있는 그 친구는 벌써부터 재산을 자식에게 남기지 않겠다고도 한다.

나도 아들로 인해 맘 상한 적이 더러 있었다.

한데 녀석은 곧잘 '사랑한다'는 맆서비스와 포옹으로 날 녹이는 재주가 있다.

자식 자랑하기는 뭣하지만 장가 간 세상의 아들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황혼에 지친 어미에게 한번 쯤 포옹 서비스를 해주라고.

그럼  어미의 상처받은 마음은 웬만큼 치유된다고.

어미들은 아무 말 없는 포옹 속에서도 수 많은 걸 읽어낸다고,

엄마, 사랑해요

엄마, 힘드시죠?

엄마, 감사해요.

엄마, 늙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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