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제주 여행을 마치고 왔다.
원래는 순천엘 간다고 고속버스 예매를 해놨었는데,
일정이 제주로 바뀌었다.
앞 일은 커녕 내일 인생일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지만
그래도 이번엔 비약이 컸다.
제주의 장애인 복지원 원장 Y씨는 제주로 내려간지 2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도
제주를 꿰고 있었다. 덕분에 그 곳의 사람들과도 만나고 초대를 받아 와인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뿐인가, 미리 신청하지 않고는 오를 수 없다는 거문오름도 올라봤다.
올레길도 걸어보고 우도까지 다녀왔다.
7번 올레길을 걸어보았는데,산과 올레길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산을 택할 것이다.
확 트인 광할한 바다와 아름다운 제주 풍광이 주는 감동에도 불구하고 왠지 그러하였다.
산이 주는 그 아늑한 맛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하도 올레,올레 하니 지레 식상하기라도 한 것일까.
사람이 많아선지 기성품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발 닿는대로 걷는 것이 좋고 가급적 인적이 드문 곳이 좋다.
사람이고 자연이고 너무 유명해지면 신선감이 떨어진다.
양원장에게 들어보니 올레꾼들이 늘어나는 것이 제주 경제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올레꾼이 그토록 많아졌어도 팬션(대신 게스트하우스를 이용)도 안 되고 식당(대신 싼 길거리 음식)도 잘 안되고
택시도 재미를 못 본다는 것이다.
대신 제주 자연이 오염되고 있어 문제란다.
등산 인구가 늘어나고 부터 산이 더 오염되었듯, 청정 제주도 사람 등살에 골머리를 잃는 모양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인간들은 왜 자연을 오염시키는 걸까.
눈 쌓인 한라산 등반을 못하고 온게 못내 아쉽지만, 참 많은 걸 즐기고, 만나고 온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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