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심3제

tlsdkssk 2010. 7. 12. 17:56

'글' 아니지만 수박 들며 一讀하기를....

 더위 먹었는지 '심3제' 올렸

 

심 삼 제 (心 三 題)

- 마음가짐의 자세 -

천국은 현재의 마음의 상태에 달려있다. -요한 바오로 2세

1.자 선

부활절 전 40일 동안의 사순절 기간에는 단식을 권장한다. 한 끼는 굶고 한 끼는 반만 먹고, 먹지 않은 몫을 불우이웃에 적선하라고 가르친다.

아낀 몫을 전하려고 양재역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두 다리가 절단되어, 엎드려서 성가 들으며 구걸하는 형제가 있다. 평소에 지나다니다 가끔 적선을 했지만 사순절기간에 더 자주 찾아 가야겠다.

가는 길에 우리 집에 야구루트를 배달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인사를 하고 성당에 가 봤느냐고 물었더니 가 본적 없단다. 단식에 대한 가르침을 말하면서 아낀 돈을 주러 간다니 자기는 돈을 주지 않는다 했다. 앵벌이는 받은 돈을 대부분 뜯기므로 돈 대신 먹을 것을 준단다.

부근에 횡단보도 건너는 행인들에게 바구니를 들이대며, 도와달라는 젊은이가 있다. 몇 번 돈을 넣었는데 아주머니 말 듣고 보니 그러지 말아야겠다. 멀쩡한 육신으로 노동해서 먹을 것 벌어야지 손 벌리는 건 잘못 가르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남, 여 2명이 차비가 없다며 도와달라기에 천원을 주니 두 명이라 2천원을 달란다. 다른 행인에게도 부탁해 보라 했다. 쉽게,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심보를 고치려고 줬던 천원도 도로 뺐어버리고 싶었다.

불교는 자비를 가르친다.

기독교는 ‘서로 사랑하라’를 가르친다.

성서 마태오 복음 25장에 이렇게 적혀 있다.

최후심판

“인자가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더불어 오면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입니다.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앞에 모인 사람들을 서로 갈라서 양은 오른 편에, 염소는 왼편에 세울 것입니다. 그 때 그는 오른편 사람에게 말할 것입니다.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아, 와서 창세 때부터 너희를 위해 마련해둔 나라를 상속받아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 맞아 들였다. 헐벗었을 때 입혀 주었고, 병들었을 때 돌보아주었으며,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와 주었다.’

그러면 의인들이 대답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이 굶주린 것을 보고 잡수시게 해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해 드렸습니까? 저희가 언제 주님이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맞아드렸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혀 드렸습니까? 저희가 언제 주님이 병들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주님을 찾아갔습니까? 이에 인자가 말할 것입니다. ‘진실히 말하거니와, 너희가 지극히 작은 내 형제 가운데 하나에게 해 주었을 때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아울러 인자는 왼편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악마와 그 심부름꾼들을 위해 마련된 영원한 불 속으로 가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지 않았다. 나그네 되었을 때 맞아들이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 입혀주지 않았으며, 병들고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면 그들이 대답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이 굶주리거나 목마르거나 나그네 되거나 헐벗거나 병들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도 주님께 시중들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이에 인자가 말할 것입니다. ‘진실히 말하거니와, 너희가 이 지극히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에게 해주지 않았을 때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영원한 벌을 받으러 갈 것이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러 갈 것입니다.”

-4순절 기간 중에 자선을 묵상하며 읽어야할 성경 말씀이다.

 

마음 자세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스님의 글을 보자.

불교 비구니스님, 가톨릭과 성공회의 수녀,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들의 모임인 삼소회(三笑會)회원들이 성지를 찾아 다녀온 기록이다.

 

<불교의 성지 인도에서 붓다를 찾아보았다. 그 옛날 붓다는 누더기 옷과 걸식으로 철저한 무소유를 실천하면서 ‘마음을 비워 욕심내지 말고, 서로 어우러져 차별하지 말라’는 성자의 길을 가르쳤다. 그러나 인도에는 아직도 ‘접촉하는 것조차 더럽다.’는 ‘불가촉천민’이 동물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천민촌’이 없어지는 날, 그때 붓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한 채 인도를 떠났다.

성자의 땅 예루살렘에서 예수를 만나 뵙기를 간절히 바랐다. 올리브동산, 골고다언덕, 나사렛마을 등을 돌면서 성자의 길을 듣고 배웠다. 예수가 얼마나 거룩한 삶을 살고 모두를 구원하려고 자신을 내던졌는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살아 숨 쉬는 예수는 만나지 못했다. 아집과 편견에 젖은 사람들의 길만 널려 있을 뿐이었다.

성자의 길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 가지 장벽을 허물어 버려야 할 것이다. 자기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좀 더 자신을 비우고 침묵하면서 다른 이의 마음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골고다언덕에서 예수의 고난을 자신의 것처럼 가슴 아파하고, 성자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려고 눈물짓는 여성수도자들의 눈망울 속에서 그나마 예수의 그림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귀한 추억으로 남는다.>

불교 경전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맺는다. “모든 것이 내 마음에 있는 것으로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최고의 마음 자세는 사랑이다.

천주교 성가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내 마음은 주님이 지어내신 작은 그릇 , 내 마음은 주님이 가꾸시는 작은 정원’

2006년 3월 (200x16매)

 

2. 심 의 (心 醫)

인체는 신비롭다. 우주에 비유되는 인체는 인간이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아직 그 신비의 절반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단다. 병원에서 못 쓰게 되었다고 진단한 장기가 자연치유 되는가 하면, 천형이라고 하는 나병은 아직도 원인과 치유법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루게릭병은 생명과학(줄기세포 등)의 연구가 시작단계에 있어 언젠가는 치유법이 개발될 것 같다.

사람이 마음을 잘 다스려야 사물도 잘 풀리고, 몸의 질병도 치유되는 것 같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병’을 중요시 한다.

드라마 ‘허준’에 보면 심의의 정의를 예진아씨를 통하여 알 수 있다.

처음에 스승이 가르친 심의의 정의는 ‘병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 삶 속에 뛰어 들어가 그들과 삶을 같이 하는 의원’이었고, 그 후 허준이 정의한 심의는 '병자의 고통을 보면서 같이 마음 아파하는 의원'이었다. ‘긍휼히 여겨 심신을 다 바쳐 치유에 힘쓰는 의원’, 그리고 최종적으로 예진이 말한 그것은 '진심으로…진정으로 병자를 사랑하는 의원'이었다.

끝 장면, 시나리오의 원본 그대로를 여기에 옮겨 놓는다. 내 마음 속의 허준선생과 예진아씨를 그리며.

103 산길.

산등성이에 난‥산길을 걸어가는 예진과 계집아이의 뒷모습

꾸불꾸불한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원경으로 잡히고.

(지리산 자락 허준의 무덤을 다녀오는 두 사람의 대화)

아이 내의녀님

예진 왜 그러느냐…

아이 누구의 무덤입니까?

예진 내가 평생을 가슴에 두고 존경한 분이란다.

아이 뭐 하셨던 분입니까?

예진 의원이셨다.

아이 …

예진 그분은 ‥ 땅 속을 흐르는 물 같은 분이셨지…

아이 …

예진 태양아래서…이름을 빛내며 살기는 쉬운 법이란다. 어려운 것은…아무도 모르게…땅 속을 흐르며, 목마른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거지… 그 분은 그런 분이셨다.

진심으로…진정으로 병자를 사랑한…심의셨어.

(중략)

붉게 타는 노을…

멀어져가는 예진의 뒷모습에서 스톱모션.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불치병(루게릭)환자에게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 인체는 인간의 노력으로 다 알 수 없는 신비체이므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첫 기적을 행하시고 많은 병자를 치유해 주신 능력으로 이 형제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치유의 은총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심의이신 주님 이 형제를 긍휼히 여기시어 일으켜 주소서.”

2006년 3월. (200x7매)

 

3. 단 식의 효 과

성직자들은 단식을 자주 한다. 내가 아는 한 분은 단식의 효과를 이렇게 말씀하셨다. “3일이 되니 길거리의 돌멩이들이 삶는 고구마처럼 보이고, 7일이 지나서 속이 완전히 비니 마음도 비워지더라. 그 빈자리에 ‘들어올 수 없었던 사람들’이 들어오더라. 미워서 ‘거부하던 사람들’이 채워지기 시작하더라. 원수로 여기던 사람이 빈 마음에 수용되어 들어와서 쉬더라. 빈 마음이 그들을 포용하는 것이었다. 육체에 음식을 줄이면 영혼은 강해진다. 육적 충만 대신 정신은 영적 즐거움으로 강인해진다.”

숙변(宿便,장 속에 오래 머물러 있는 대변)은 마음도 비워져야 배출된단다. 10일이 지나 숙변까지 배출되면 영혼에 남아있는 찌꺼기까지 버려져서 티 없는 영혼이 된단다. 천주교에서는 피정(避靜)이라는 것이 있다. ‘세상사 피하여 정결한 곳에 머물면서, 영혼에 찌들어 있는 때를 벗기는 신앙생활’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체온이 많이 떨어진단다. 낮은 체온으로 맥을 느리게 뛰게 하고, 호흡을 작고 느리게 하는 것이다.

단골 한식당에 가면 다슬기(우럭)탕이 있는데 벽에 ‘잃어버린 고향의 맛’이라고 써 붙여 놓았다. 1년 동안 즐겼어도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없었는데 단식한 후 먹어보니 어릴 때 우럭을 논에서 잡아 꽁지를 깨고 속살을 바늘에 꿰어 빼 먹으면서 느끼던 ‘잊어버린, 잃어버린 고향의 맛’을 도로 찾을 수 있었다.

단식의 효과는 잊어버렸던 5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도로 찾아주면서 육체적으로 건강에 좋으며, 정신적으로도 맑고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 준단다.

시인 최문자는 ‘공복’이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읊었다.

꼭 삼일만 금식하고 싶었다.

내 몸에 걸쳐진 것들을 다 치우고

세상이 켜 놓은 몸속의 전원을 다 내리고

어디를 짚어도 출렁거리지 않는

빈 내장을 갖고 싶었다.

너무 환한 발가벗은 알몸의 달빛

그 말씀 아래 서 있기만 해도

마를 것 마르고

부풀 것 부풀면서

공복과 시간이 같이 돌아가는 사이사이

포만의 가루가 부슬부슬 삭아 떨어지는

육질의 털들이 다 뽑혀 나가는

그런 …그런…

배고픈 기도를 드리고 싶었다.

 

신달자 시인은 다음과 같이 해설했다.

‘금식 기도를 해본 사람은 안다. 한 끼 금식도 경건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출렁거리는 것이 다 가라앉고 빈 마음으로 다가서면 왠지 ‘말씀’의 소리가 더 가까이 들리는 듯하다.

욕심을 버리라고 할 때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마음을 비우려면 육신의 ‘그릇’을 자주, 한참동안씩 비워야 한다.

다이어트는 자기중심적인 것임에 반해 단식은 자신을 정화시키고, 이웃을 돌아볼 여유를 갖게 한다. 단식을 통해 끝없는 갈증과 불안, 욕망을 자제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2006년 3월 (200 x10매)

* * *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오복음 5장

마음이 가난하다 함은 자기가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논어’의 ‘중용’에 나오는 중화(中和)의 정신 자세이다.

사람이 가난하면 감동을 잘한다. 마음이 겸허하기 때문이다. 겸허한 마음을 가지면 감동을 잘한다. - 페스탈로치

慈는 ‘心(마음 심)’과 ‘玆(자랄 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이는 ’마음이 자라다, 마음이 번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자를 만든 인간은 마음이 가장 번성한 상태를 사랑이라고 봤다. ‘慈’의 의미가 ‘사랑, 사랑하다’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는지 아리송....  사랑방 풍경 뒤져도 없어 올리니 양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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