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 名詩 (一)
** 문인협회에 회비 내니, 월간문학 보내주어 名詩 골라 담았음.
1) 안경
金時百
안경을 벗어놓고 보이는 것만 보면
마음이 그렇게 평안할 수가 없다.
모든 게 적당히 넘어가니
걱정할 것 무언가.
안경을 끼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안 볼 것 까지 보며 머리를 쓰다보면
늘어만 가는 주름살에
까닭 없이 화만 난다.
2) 개 세상
정재호
사람 값은 해마다 내리는데
개 값은 점점 올라가는지
길에서도 집에서도
개를 안고 있는 사람들
사람들 어깨는 축 처졌는데
개만 날뛰는 개 같은 세상.
3) 사람과 사람
권 순형
닿을 듯 맞닿을 듯 가까운 거리
사랑이 피어난다.
아득히 까마득히 먼 거리
기억마저 무겁다.
4) 별빛
최평호
소식 끊겼다
내가 끊으니 소식이 없다
그 후 밤마다 별이 빛나는 것은
너와 나의 시선이 밤마다 거기서 맞부딪치는 까닭이다.
5) 마음
석성우
1. 이 마음에 즐거움 있고
이 마음에 괴로움 있어
이 마음 잘 다스려
행복을 얻어지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
내 운명을 여나니.
2. 허공에 길 없듯이
마음에 길 없나니
길 없는 길 위에서
길 잃은 나그네들
스스로 마음 자리에
밝은 길이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