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분수(分數)

tlsdkssk 2009. 4. 19. 23:55

분수(分數)

帶狀疱疹(대상포진)

이름도 모르던 병…

‘피부에 급성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생기는 병.

몸의 좌우 한 쪽 신경에 水痘(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일어나는 병. 지름 2~4cm의 붉고 동그란 발진이나 수포가 띠 모양으로 밀집하여 생긴다.

2주후에 저절로 회복된다. 그러나 신경통은 회복된 뒤에도 몇 개월 계속되기도 한다.’

이상은 인터넷 두드려 알아낸 대상포진의 실체다.

집사람은 늦게 본 자식이지만, 딸이 서른이 되니 가슴이 조마조마…

그러던 중에 갑자기 나타난 사위 자리와 부모님은 우리가 급하다니 ‘상견례’ 자리에서 혼례 날자 정해 주었다. 신혼여행 떠난 며칠 동안 집사람은 또 걱정, 자식이 안 들어서면…

신혼 시절 들어선 아기지만, 대장 절제 수술을 2번이나 받으며 “아이는 기대하지 마십시오.”라는 의사의 조건을 담보로 생명을 구한 아내인지라… 의사의 말은 수술 중에 사산시킨 아기뿐 아니란다. 6년이 지나 의사를 찾아가서 안고 간 아기 보여주니 의사 선생님은 깜짝 놀라셨다.

杞憂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렸다! 외손녀 본지 ‘돌’이 지났다.

딸이 직장 다니느라 주 5일 우리 집에서 맡아 키우는데, 자다가도 울면 달래고, 우유 타 주고… 새벽에 일어나서 넓은 거실 돌아다니는 것 지켜보며 보살핀다… 이름은 曙(새벽서)聿(붓율) ‘새벽에 일어나서 붓으로 공부하라’이다. ‘돌’잔치에서 이런 德談을 했다. “서율아! 학자 되어라. 직업은 교수가 되고, 연구 매진하여 노벨상도 받으려무나. 알았지?”

교수 직업을 부러워하는 ‘하비’의 소망이지만 괜찮은 덕담이라 사료됨. 예방주사 맞히고 열이 이틀 이상 계속되어서 전전긍긍, 감기에 동네 병원 다니고, 처방전 받아 약국 들어설 때 문을 열고 바로 손 놓았더니 “애기 업고 들어가는데, 뒷사람 배려할 줄 모르는 ‘매너 깡통 할배’소리 집사람에게 들었다. ㅋㅋㅋ

어느 날 다리를 약간 저는 듯… 총알 같이 병원 가니 ‘소아마비’는 한국에서 퇴치된 지 여러 해라며, ‘임파선 염’이란다.

집사람이 주 1회 골프운동 가는 날은 ‘도우미’아주머니가 오고, 이 ‘하비’(할아버지 발음이 어려워 쉽게 ‘하비’로 함)가 ‘도우미’를 도와 버틴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고, 호기심이 많아 여기 저기 문 열고 뒤지며 다 꺼내 놓는다. 먹성이 좋아 힘도 세어 막 집어 던진다. 나는 “잘했군! 잘했어!”를 연호하고.

어느 날 파스를 더덕더덕 부치고, 차 몰고 골프장에 가더니 좀 이르다 싶은데 왔다. 동반자들이 옆구리 보더니 포기하라고 손사래를 치더란다. 오는 길 고속도로 주차장에 차 세우고 2시간을 잤단다.

동내병원 정형외과에 가니 척주 뼈 4,5번 사이가 디스크 증세라며 물리치료, 며칠 치료 후에도 더 심해서 노인 의사 내과에 가니 소변 검사 등…더 심해져서 딸이 종합병원에 근무하는지라 가니 “대상포진이군요! 힘든 일 하셨군요!”한다.

정형외과는 그렇다 치고, 내과는 노인이니 경험은 많을 거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나는, ‘긍정적인 사고가 행복에의 디딤돌 이더이다!’라고 명수필집 ‘빈산엔 노랑꽃’ 첫 쪽 여백에 자서해서 주신 草友 장돈식 선생을 떠올리며 늘 그렇게 살고 있다. 草友 샘은 90세, 며칠 전에 가셨다.

진통제도 강도가 여러 가지다. 강한 진통제를 주던 약사의 말이 맞다. “나이 환갑인 할머니가 ‘돌’아기 건수 못 합니다. 이 진통제는 들을 겁니다.”

대사포진은 노약자 찾아다닌다!

분수(分數)에 맞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2009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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