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성이 강해 피부 문제로 고생한 적이 없었다.
화장품만 하여도 싸구려나 비싼것 가릴 것 없이 아무거나 잘 맞았다.
한데 어제 산책을 하고 난 뒤 샤워를 하다 보니 발등에 군데군데 붉은 반점이 보였다.
양말 자국이나 솟옷 자국도 다른 때 보다 선명하게 붉었다.
몸을 살피니 팔의 안쪽에도 붉은 반점이 보였다.
문득 스친 생각.
옻? 아님 두드러기?
지난 토욜 등산 갔을 때, 그날 처음 나온 산우 한 사람이 날더러 옻나무를 스쳤다기에
옻 생각이 넌 것이다.
두번째 스친 두드러기는 어제 점심 때 먹은 씀바귀와 왕민들레 나물과
산보하며 만졌던 이름 모를 풀꽃 때문이었다.
사람에게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은 너무 다양해서 무엇이 원인이 되었는지 모르나,
평소와 다른 것을 생각하며 범위를 좁혀가니 그런 몇가지가 걸렸다.
특히 찜찜하게 여겨진 건 왕민들레다.
사진에서 보다싶이 왕민들레는 일반 민들레와는 비교도 안되는 슈퍼급니다.
왕민들레(내가 지은 이름이다)는 얼마 전 지인의 포천 주말 농장에 가서 채취해 온 것으로,
어제 낮, 그날 뜯어 온 씀바귀와 함께 데쳐 나물을 해 먹었다.
그날 지인은 밭가에 자생한 왕민들레를 뽑아 버렸는데,
나는 하도 어깝고 신기하여 씨앗을 후후 풀어 날려 보내고 왕민들레를
씀바귀 뭉치에 넣어 가지고 왔다.
왕민들레는 어찌나 질긴지 먹다가 말았지만 조금은 먹은 셈이다.
어제 남편은 그 나물을 먹지 않고 나만 맛나게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두두러기가 온 몸으로 번져 흉칙하기 짝이 없다.
난 예쁘거나 신기한 식물을 보면 입에 넣고 맛보는 습성이 있는데
만약 왕민들레가 주범이라면 앞으론 조심해야겠다.
아무리 예쁜 열매가 있어도 입에 넣지 말아야지.
그나저나 시간 되면 빨리 병원에 가봐야지.
<왼쪽이 그날 체취해온 왕민들레,
오른쪽이 일반 민들레다.
사진의 왕민들레는 그중 중간급의 잎사귀니 크기를 대조해보시라>
![](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planet%2Ffs10%2F18_2_6_26_sjNA_4820055_0_11.jpg%3Fthumb&filename=11.jpg)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 발 두번 씻겨주기/ 남편과 10번 데이트하기 (0) | 2006.07.08 |
---|---|
두드러기 2 (0) | 2006.07.06 |
욕심 (0) | 2006.07.04 |
아파트 텃밭 (0) | 2006.06.30 |
13년만의 고해성사 (0) | 2006.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