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당신.
나는 보았네.
휘청거리는 우수,
세상을 향한 연민,
겨울나그네 같은 당신의 코트자락은
바람에 흩날리고.
선한 당신은
어딘가 슈베르트를 연상시켰네.
그 가운데 서리서리 묻어나는
형형한 눈빛.
그 빛을 따라
달려갔네.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가고 있어요.
하지만 그곳에
당신은 이미 없고
휑한 바람만이
내 가슴 그득 안겨왔네.
텅빈 정류장에서
나는 바람만 가득 안아 보았네
그 바람조차 깨어보니 꿈이었네.
산다는 건
바람을 쫓는 일,
봄꿈과도 같은 일인지도 몰라.
사랑한다는 건
바람을 쫓는 일,
봄꿈과도 같은 일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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