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 집이 드뎌 팔렸다.
모르기 해도 화곡동 생활을 접고 여름쯤 이사를 가게 될 것 같다.
비주류 변두리 인생은 변함이 없어
상계동 아파트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헐값에 신월동 집을 팔고 난 뒤 옛동네를 돌아보았다.
내가 그곳에 살던 20년 전에는 연립주택이
서민주택으로 인기를 끌 때였다.
개인주택과 아파트를 적당히 믹스한 연립주택은
아파트보다 값이 싸서 좋았고,
김장독을 맘놓고 묻을 수 있어 좋았고,
아파트 사람들 보다 이웃들이 정감이 있어 좋았다.
고작해야 3층 건물인 연립주택은 이웃끼리 친교를 나가기엔 그만.
함께 커피를 마시고,
점심을 해 먹고,
사는 얘기 나누며 울고 웃고...
그 동네는 근래 재건축 바람이 불어
한채 두채 헐려나가고 있었다.
이제 동네는 더 번듯해지고,
고층아파트로 위용을 자랑하게 될 테지만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세파에 밀려난 사람들끼리,
비주류 인생의 난장이들끼리
오며가며 정담을 나누던 2,3층짜리 비둘기집은
전세대의 유물로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다.
<성급한 재건축을 서두른 곳은 나홀로 아파트로 변해 있었다.
오른 쪽 축대(담장)은 울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녀석은 거기서 깃발 날렸다>
<순천 대녀가 살았던 연립주택. 우리는 거기서 만났다.>
<내가 살았던 집은 이미 주차장으로 변해 있고, 이웃들이 살던 집은 흉가처럼
비어 있었다.>
<왼쪽 2층은 교우 스텔라의 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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