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1'이 세번이나 겹치다 보니,
웬지 모두가 혼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1년의 막달인 12월을 한 달 앞둔 11월은
사람은 결국 혼자 태어나, 혼자 살고,
혼자 죽는다는 걸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인간은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며,
고독으로부타 해방되는 길은 더 깊은 고독으로
침잠해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1월,
등에 배낭 하나 걺어지고 어디론가
혼자 떠나고 싶은 계절.
물 맑은 호반에 앉아 하염없이
물 그림자를 바라보고 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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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일터에서 현정이가 날 보고, 한 순간
"엄마"라고 불렀다.
나는 약간 당황하여 선뜻 대답을 못했는데,
두고두고 후회된다.
오늘은 그 애를 안아줘야지. 머리도 빗겨줘야지.
외로운 자기 그림자를 감추고자 늘 선머슴처럼
몸짓을 오버하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