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11월

tlsdkssk 2005. 11. 1. 08:48

11월 1일.

'1'이 세번이나 겹치다 보니,

웬지 모두가 혼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1년의 막달인 12월을 한 달 앞둔 11월은

사람은 결국 혼자 태어나, 혼자 살고,

혼자 죽는다는 걸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인간은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며,

고독으로부타 해방되는 길은 더 깊은 고독으로

침잠해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1월,

등에 배낭 하나 걺어지고 어디론가

혼자 떠나고 싶은 계절.

물 맑은 호반에 앉아 하염없이

물 그림자를 바라보고 싶은 계절이다.

 

                        **

 

어제는 일터에서 현정이가 날 보고, 한 순간

"엄마"라고 불렀다.

나는 약간 당황하여 선뜻 대답을 못했는데,

두고두고 후회된다.

오늘은 그 애를 안아줘야지. 머리도 빗겨줘야지.

외로운 자기 그림자를 감추고자 늘 선머슴처럼

몸짓을 오버하는 아이.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합니다  (0) 2005.11.06
반칙을 하다  (0) 2005.11.04
묵은 인간  (0) 2005.10.31
내 이름들  (0) 2005.10.26
11월 33일(모연 샘님께)  (0) 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