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관한 책을 한 권 읽었다.
<Cupid's Arrow> 우리 말 제목은
'사랑은 어떻게 시작하여 사라지는가'
'로버트 스턴버그라'는 심리학자는
삼각형을 그려 사랑을 설명한다.
삼각형의 세 꼭지점엔 각각 이렇게 적혀 있었다.
친밀감, 정열, 헌신(결정)
즉 사랑이 성립되려면 이 세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인간들이 하는 사랑에
이 세 요소가 다 갖춰진 게 아니어서
인간의 사랑은 자주 삐걱거린다.
친밀감만 있는 건 사랑이 아니라 좋아함이다.
친밀감과 헌신이 배제된 채 정열만 갖고 덤비는 사랑은 도취적 사랑,
헌신만 있는 건 공허한 사랑,
헌신이 빠진 친밀감+정열은 낭만적 사랑,
정열이 없는 친밀감+헌신은 우애적 사랑,
친밀감이 없는 정열+헌신은 얼빠진 사랑,
친밀감+정열+헌신은 성숙한 사랑이다.
다시 말해 침밀감과 정열과 헌신의 세 요소가 다 채워질 때
비로소 이상적 사랑이 된다는 것이다.
이 외의 사랑의 다른 측면들은
결국은 이 세요소들의 어느 한 부분이거나,
이 요소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단다.
**
대다수의 사람들은 '친밀감'과 '정열'에는
많은 비중을 두면서도 '헌신'이란 항목은 뒷전에 두려한다.
"당신을 위해 내 모든 걸 다 받치겠어"라는
고백조차도 실은 '헌신'의 고백이라기 보다,
고백자가 지닌 '정열'의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데 정열이란 거의가 한시적 열정에 지니지 않으므로
그 고백의 유효기간은 당연히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랑에 빠진 여성들은 이성의 그런 고백에
자기 일생을 걸기도 한다.
"뜨거운 연애 한번 해봤음 좋겠어"라고
고백하는 뭍 여(남)성들의 '연애 소원증'은
어찌보면 도취적 사랑에 지나지 않을는지 모른다.
조금 더 보탠다면 낭만적 사랑일 테고.
부부의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감과 헌신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설령 <친밀감+정열+헌신>이 환상적으로 조합된
'성숙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인간 정열이 지닌 유한성을 생각하면
그것 역시 언젠가는 우애적 사랑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꿈을
결코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랑은 꿈과 같은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건 어디까지나 머릿속의 생각일 뿐,
인간의 가슴에선 끊임없이
'꿈이여 다시 한 번~~~'을 외친다.
하여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랑은 늘 그 달콤함 만큼의 씁쓸함과
허무를 내포한 채 우리 주변을 끊임없이
배회하는 게 아니겠는지.
'민혜의 골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보는 명화 <닥터 지바고>/애나 (0) | 2005.09.18 |
---|---|
우는 방(crying room) (0) | 2005.09.04 |
[스크랩] 유치한 호기심 (0) | 2005.08.27 |
e 메일과 우체통 편지 (0) | 2005.08.26 |
탱고, 탱고 (0) | 2005.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