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오늘도 걷는다마는

tlsdkssk 2005. 8. 16. 08:16

지난 5월이었나,

건강검진에서 골밀도가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과 몇년 전만 하여도 30중반의 골밀도를

자랑(?)하던 나였는데...

 

6월 부터 일주에 서너번 씩 동네 공원을 1시간씩 돌기 시작했다.

본래 나는 여름(6월~9월)엔 가급적 운동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치료 겸 산책 겸 걷기로 했다.   

 

달포 전부터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걷기를 거르지 않았다.

일주일 전부턴 운동량을 늘려 하루 두 차례씩 걷는다.

비가 와도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비가 안 와도 어차피 땀순이인 내 몸은

물에 빠진 듯 젖고 마니 비를 두려워 할까.

남들은 우산 쓰고 걷지만 나는 썬캡 하나 눌러 쓰고 걍 걷는다.

 

염천에 걷다 보니 무념무상이 되는 것 같다.

여름을 몹시 타는지라 집에 있어도

나는 시간만 죽일 뿐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차에 걷기란 아주 좋은 소일거리 인 것 같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고, 건강을 다지기에도 좋고...

아직은 단련이 안되어, 1시간여 속보를 하고 오면

파김치처럼 늘어진다. 하지만 찬물로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사과를 한 잎 베어 물면

그리도 상쾌할 수가 없다.

 

내 경우, 냉수 한잔 보다 사과가 좋은 것은,

더위를 먹어 속이 느글거리다보니

차가운 사과가 더 당긴다.

사과 한 개를  흔적도 없이 먹어치운다.

씨도 걍 우적우적 먹는다.    

그러고 나면 좀 속이 가라 앉는것 같다.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란 영화가 생각난다.

무작정 달리는 바보 사내.

달려서 구원(?)을 받은 사내. 

난 무작정 걷는 바보 여자가 되어볼까 한다.

더위가 가시면 좀 더 많이 걸을 것이다.

 

마냥 걷고 또 걸어 마침내 기진할 때,

세상을 하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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