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밤은 반공 당번이어서 학교에서 잤다.
다음날 8월 9일.... 군 정보부에서는,
<규슈 관구 내에 적기의 그림자도 없음>이라고 까지 말했다.
사람들은 안심하고 반공복을 벗으며 땀을 씻었다.
그런데 11시 2분.
번쩍 하고 빛났다.
'앗!;하고 외치는 소리가 입에서 나올까말까 한 사이에,
우라카미 일대의 땅 위에 있는 물건이란 물건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천지는 불바다가 되었다.
.....(아내에게)다가가서 손을 댔다.
아직 미지근 했다. 주어 올리니까,
아아, 가볍게 푸석푸석 부숴진다.
(아내의)뼈에 로사리오(묵주)의 줄 만이 걸쳐져 있었다......
이렇게 묘사되고 있는 묵주알을 읽으며 나는 눈물을 흘렸다.
인간으로서 전쟁의 참상을 함께 아파해주기 전에,
나는 그때 당신에게 '나이스'라고 대답했다.
그때 내가 무얼 알았으랴.
미국은 우리의 수호자, 공산당과 일본은 쳐죽일 넘들,
난 단세포처럼 이렇게만 알고 있었던 시절이 아닌가.
이름 모를 일본인이여,
뒤늦은 아픔과 미안함을 이제사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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