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의 골방

쟈크린

tlsdkssk 2005. 8. 14. 15:33

피카소의 마지막 여인 쟈크린은

피카소가 죽자 권총 자살을 하였다고 한다.

평소 피카소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그를 향해  '전하'라고 불렀다는 여인. 

 

오래 전, 피카소 작품 전시회장을 둘러 보며

친구와 나는 쟈크린의 사진을 보다가, 동시에

"바보!" 라고 말했다.

피카소를 추모하며 그가 남긴 작품을 위해

남은 작업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피카소의 마누라니 부와 명성도 거머쥐었겠다....

 

친구와 내가 이미 청춘을 넘기고 산전수전을 겪은

중년의 여성이었기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쟈크린의 자살이 로맨틱한 감동으로만 다가오진 않았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것이니

제 삼자가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닐 테지만,

시몬느 보브아르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우상숭배적 연애'를 한 건지 모른다.

 

나는 그녀의 자살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우상숭배적 연정을 경험한 적이 있으므로.

열렬히 사랑하는 순간, 연인은 우상이 되지 않는가.

많은 남녀들이 꿈꾸고 있는 이 절대의 사랑은,

그러나 매우 위태로운 희망 사항이 아니겠는지.

인생 속에 사랑도 있는 거지

사랑 속에 인생이 있는 건 아니므로

그 감상이 계속 유지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충실한 연애란 그 사랑으로  인하여

 서로의 삶이 향샹되고 발전하는 데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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