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의 골방

tlsdkssk 2005. 7. 23. 09:00

끼는 도화(桃花) 라 푼단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화가 사주에 들어 있지 않으면,

정경부인(재벌부인)은 될 수 없고,

연예인 또한 도화 없이는 뭇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잡아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도화를 일컬어,

사랑이요, 생기요, 대지를 지양시키는 힘이며,

여인이 지녀야 할 큰 덕목의 여겼다 하니,

자연의 이치를 정직하고도 정확하게 꿰뚫는 눈을 지녔던 것 같다.

 

봄날 들판의 흐드러진 도화를 보고 

감흥이 일지 않는다면

그는 분명 눈뜬 장님이거나

미학적인 눈을 애시당초 거세당한 인간일 것이다.

오죽하면 도원경이란 말이 나왔겠는가.

 

사주에 도화가 끼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성(여성)이 꼬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당사자의 성격이 중요한 변수가 되어,

참을성이 많으면 도화살이 빗겨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문란한 삶을 살 우려가 있다. 

 

도화에도 격이 있다고 한다.

격이 낮으면 선술집 화류계로 풀리는

비천한 끼가 되고,

높은 격의 도화를 타고나면,  

그 자태가 우아해 정신 세계를 추구하는 품격이 된다고 한다.

추측컨데 조선 명기 황진이는 높은 격의

도화살을 타고 나지 않았을까 싶다.

 

 

흔히 '끼' 하면 사람들은 ' 바람끼'를 연상하며,

끼가 많은 사람은 동경과 비난을 한 몸에 아우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소는 뿔로 받는 소가 좋고

계집(여자)은 화냥기가 있는 계집이 좋다'

했으니, 끼란 인간에게 낙과 화를 안겨주는

쌍날칼의 기(氣)가 아닐까.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끼가 센 사람들은 타고 난 氣가 본인에게 일으키는

바람을 잘 맞고 피해가는 묘를 터득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천격의 도화가 될 것인가, 

한 폭 동양화의 흐드러진 도화가 될 것인가 하는 건,

순전히 본인이 꾸려갈 나름일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끼가 없는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높은 격의 끼를 일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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