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달개비가 사는 법

tlsdkssk 2017. 9. 17. 09:34



올봄 달개비 한 포기를 캐다가 베란다 화분에 심었다.

야생초라 어딜 가나 흔한 식물이지만, 달개비의 청아한 청색 꽃을 가까이 보려 일부러 캐왔다.

생명력이 강할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많은 가지를 벋으며 자랄 줄은 몰랐다.

또한 달랑 두개의 여린 꽃잎만 달고 있는 달개비 씨가 그렇게 튼실하고 씨방마다 4개씩이나 되는 종자를 달고 있는 줄도 몰랐다.

종자가 튼실하여 그렇게 많은 가지를 치는 것일까. 잡초들도 저마다 강구해 낸 사는 법이 있을 것이다.

달개비의 청색이 아름다워 기왕이면 꽃잎을 여러 장 낼 것이지 싶었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달개비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조화로웠다.

오늘 아침 달개비 씨앗을 받아 셀로판 포장지에 넣어두었다.

물론 이 씨앗을 내년에 심지 않아도 달개비는 우리 집 화분마다 자리를 잡고 알아서 싹을 내고 꽃을 피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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