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먼지에 갇히다

tlsdkssk 2017. 5. 8. 10:54

 

 

5월의 황금연휴를 방에만 갇혀 보냈다.

산과 들엔 신록의 눈부심으로 가득하건만 이 보석같은 계절에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폭설로 길이 막힌 것도 아니고, 폭우로 길이 패여나간 것도 아닌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먼지 군단들이

인간들을 갇우고 있다.

먼지란 공기중에 부유하며 바람을 타고 움직이기에 청정지역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집안을 열심히 청소하고 화초에 물을 주는 것으로 미세먼지의 피해를 줄이려 노력했다.   

공기가 어찌나 건조하던지 겨울도 아니건만 피부가 버석거렸다.

이 감옥에서 무얼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구석구석 청소나 하기로 했다.

뒤져내니 버릴 것도 많고 숨은 먼지도 많았다.

먼지들은 요즘같이 미세먼지 주의보가 떨어지지 않아도 알아서들 기어들어와 내 집을 점거하며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산다는 건 먼지에 갇혀 먼지를 먹고 마시며 지내는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

먼지 생, 먼지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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