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찍 잠을 깨었다.
어젠 민소매로 자다가 추워서 깨고, 오늘은 민소매 위에 걸친 덧옷 때문에 더워서 깼다.
혼자서도 잘 노는 나는 뭘할까 하다가 바나나를 우물거리며 우리 집 숫탉한테로 갔다.
자칭 나는 근래 화가가 되지 않았나. 닭을 모델로 작품하나 만들기로 했다.
나만의 기법을 구사하리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다가 보니, 이러다 내가 피카소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과대망상이 들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틀 방식을 합성하다보니 작품들이 우주(이 또한 과대망상)처럼 무한 확장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만큼 눈이 아프고 머리에도 쥐가 난다.
그래도 흡족하게 진행되는 기미가 보이면 즐거움이 고인다.
<이 닭은 원래 암닭인데, 숫탉으로 성전환 시켜주었다. 깃털은 진짜 깃털. 나머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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