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감기로 이렇게 긴 고생을 해본 적이 없다.
지난 12월 중순께부터 시작됐던 감기몸살이 근 보름간이나 떨어져나가지 않고 들러붙어
나를 힘들게 하더니 며칠 떨어졌다가는 다시 들러붙기를 열흘남짓 하다.
병원에 가서 링거도 맞아보고 내 딴에 할만큼 했건만 여전히 비실거리는 상태이며 이젠 소회기능까지 나빠졌다.
그제 문인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것은 컨디션이 좋아서가 아니라 반가운 얼굴을 보면 기운이 날까 해서 였는데
덕수궁에서 열린 유영국 전도 관람하기 힘들었고, 진수성찬 가득한 저녁상을 받아놓고도 나는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
얼른 집에 가서 눕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다. 게다가 순천에서 A가 온다고 하니 반가움 속에서도 은근히 걱정부터 앞섰다.
요즘같이 기운이 빠진 상태에선 누군가와 긴 얘기를 나누는 것이 몸을 더 지치게 하는 때문이었다.
어제 A와 인사동 거리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다.
아침을 시원찮게 먹었음에도 점심이 당기질 않았다.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하던 말이 실감났다.
식욕 하나만은 줄기차게 나를 따라다니질 않았던가.
연말과 연초를 이렇게 부실한 몸으로 지내는 중이다.
다시 채워져라,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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