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녀온 엘리가 카드 편지 하나를 내민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되어 있다.
여름 방학 때 학교에서 하는 독서캠프 시간에 담당선생이 아이들에게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라고 하셨단다. 그러자 아이들은 난색을 하며
어떻게 나한테 편지를 써요? 친구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쓸거에요 하는데, 엘리는 그 순간 자신이 있었다는 거다.
왜 못써? 나에게 보내는 편지인데... 하면서 색종이를 이어 붙쳐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다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 몇 줄을 써넣었다.
읽어보니 철자도 몇 군데 틀리고 했지만, 다른 애들은 단 한명도 못 쓴 걸 엘리 혼자 써낸 것이
대견스러웠다. 그래서 "지인아, 너 정말 특별하다"고 칭찬해주었더니 어깨가 으쓱해지는 표정이다.
다른 애들이 그런 걸 어떻게 쓰느냐고 수근거리는 통에 처음엔 자기 혼자 쓰려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가 특별하다고 칭찬해주니 기분이 좋다는 거였다.
"나는 특별해! 나는 특별해!"하며 연신 그 말을 되풀이 하는 걸 보니 스스로도 대견한 모양이다.
1학년 짜리가 머뭇거림없이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니, 내 손녀지만 자랑스러웠다.
하긴 그게 다 이 할미 덕인지도 모른다.(어흠)
미술과 글짓기는 언제나 우수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