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마늘 까던 남자>를 읽고 한 남성 독자가 이멜을 보내왔다.
호평의 독후감과 함께 자신도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임을 밝혀왔다.
그 또한 등단한 수필가인 모양인지 자신의 글도 두편 보내왔다.
김**라는 그의 이름은 이제껏 접해보지 못했다.
그의 사연을 읽어보니 병석의 배우자로 인해 나보다 훨씬 고통을 겪은 분이란 걸 알수 있었다.
8년간 병석의 아내를 지켜보며 느껴야했던 소회를 말하며 글로 풀어내지 않았다면
자신이 정신병원 신세를 졌을 거라고 한다.
8년이라면 기가 막힌 세월이다. 더구나 남성이라면 여성보다도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8년이란 세월이 주는 중압감에 가슴이 먹먹해왔다.
그의 작품을 읽고 독자의 입장에서 몇가지 조언을 하고 싶은 심리가 발동했지만, 그가 두번의 메일을 보내오는 동안
나는 한 차례 밖에 답하지 않았다.
생면부지의 인간이란 늘 조심스럽기도 하거니와 더구나 상대가 이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니 생면부지의 대상이 아니라도 조심스럽다.
한 인간을 안다는 건 그 사람의 전생애가 온다는 것.
가급적 단순하게 가지 치며 살고 싶은 이즈음의 나로선 기존에 알고지낸 사람들 마저 부담될 때가 있는데,
새 사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