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결핍이 주는 행복

tlsdkssk 2013. 8. 25. 11:04

복이 차고 넘치는 것을 큰 행복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핍 끝의 행복이야말로 가믐의 단비처럼 환희와 행복지수를 높인다.

우리 본당은 23년이나 빌딩의 한층을 사용하여왔다.

그러다 지난 8월15일에 새 성전(가건물의 임시 성전이지만)으로 이전하였는데,

거리가 2배나 더 멀어졌음에도 성당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은 두번째 주일 미사를 드리고 왔다.

묵주기도를 드리며 성당을 향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나와 남을 위하여, 은인들을 위하여  딱한 이웃을 위하여, 걸음마다 장미꽃송이를 깔면서 간다.

묵주 한 알을 굴릴 때마다 영혼의 장미가 피어남을 느낀다.

  

전의 성당은 공기도 탁하고 3층으로 오르내릴 때마다 4층의 신천지교인들과 어께를 부딪는 일이 잦았다.

특히 겨울이면 문을 닫고 미사를 드려 탁한 공기로 말미암아 신자들 중엔 이따금 졸도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나도 머리가 무거운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새 성전은 땅을 딛고 가서 땅을 딛고 성전에 들어간다는 게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마침 처서가 지나 공기도 맑아져 절로 감사의 송가가 흘러나왔다.

결핍에도 감사를!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리고 싶은 주일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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