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드리다가 조금 울었다.
이번 눈물은 단순한 감성의 눈물이 아니라 다소 복잡미묘한 눈물이었다.
감사와 참회와 근심이 적당 비율로 섞인...
전에 신경정신과에서 일을 할 때, 어느 여 환자는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 나온다는 하소연을 내게 했었다.
눈물이 마려운데, 울고 싶어 죽겠는데 눈물이 안나온다는 건 변비와도 흡사한 고통을 줄 것만 같다.
마음에도 변비증세가 있다면 그 건 필시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싶어
울 수 있는 것을 감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설사처럼 마구마구 흐르는 눈물은 고달프다.
설사증에 걸린 것처럼 사람을 휘지게 한다.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핍이 주는 행복 (0) | 2013.08.25 |
---|---|
낯선 여자와의 20분 (0) | 2013.08.24 |
누군가 나를 위하여 (0) | 2013.08.21 |
남의 고통 바라보기 (0) | 2013.08.20 |
엘리와 연주한 바흐의 미뉴엣 G장조 (0) | 2013.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