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10년이 흘렀나?
어제가 대구 중앙로역 지하철 참사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 해 나는 대구에 머물고 있었고 중앙로 역에서 지하철을 탈 예정이었다.
경북대에 강의차 내려오는 H를 만나기 위해 원래는 참사가 벌어졌던 그 시간쯤 지하철에 올라야했는데
H가 시간을 늦추는 바람에 나는 그 참사를 비껴갈 수 있었다.
당시 내가 살던 아파트가 중앙로역에서 매우 가까웠기에 당일은 물론 며칠간
매연과도 같은 그 참사의 냄새를 맡으며 놀랜 가슴을 달래야했다.
인근 경북대병원을 지나치려하면 그 병원 병실 어디에선가 화상을 입거나 연기에 질식한 환자들이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아 견딜 수 없이 괴로웟다.
H가 시간을 늦추지 않았다면 나도 화마에 희생자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