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애도! 다니엘 미테랑

tlsdkssk 2011. 11. 27. 09:48

전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와 미테랑의 부인 다니엘 여사가

11월 22일 타계하였다고 한다.

나는 26일인 어제서야 그 소식을 접했다.

그녀의 일생을 들여다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질만큼 많은 업적과

억압받는 약자의 편에서 행동하는 가슴으로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되지만,

솔직히 전에 나는 그녀에 대해 아는 것도,관심도 없었다.

그녀의 남편이 죽었을 때 세상에 드러난 남편  미테랑의 연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서

다니엘이 보여준 의연하고도 담담한 발언을 접했을 때야 비로소 나는 그녀에게 작은 관심을 기울였다.

놀랍게도(?) 미테랑 대통령에게는  순겨놓은 애인과 자식(딸)이 있었는데 기자들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일도 비극도 아니다. 서로가 깊이 연결되어 있는 두 사람에게는

각각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결코 납득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라고.

그 때 내 머리를 번개처럼 스쳐가는 또 하나의 멋진 프랑스 여인이 있었다.

프랑스의 가수이자 국민배우였던 이브 몽땅의 부인 시몬느 시뇨레라는 여배우.

이브 몽땅은 세기의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와 '사랑합시다'라는 영화를 찍게 되면서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이 세기적 염문을 놓고 기자들이 그녀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마릴린 먼로가 품 안에 있는데 무감각 할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

만약 먼로가 나의 남편을 사랑한다면 그녀는 훌륭한 취향을 갖고 있음이 틀림없어요.

왜냐면 나 또한 그와 사랑에 빠져 있으니까요, 라고.

두 여성 모두 자존감과 더불어 인간을 헤아리는 눈이 트였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다니엘 여사는 과거 독일 점령하에 있던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레지스탕스에 들어 갔고, 그 때 미테랑을 만나  훗날 결혼하게 되었다.

 

그녀는 퍼 스트레이디라는 말을 아주 싫어 했고,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일체의 인터뷰를 거절했으며, 대통령 연설 시 함께 연단에 오르지도 않았다고 한다.

엘리제궁은 영부인의 일을 하는 사무실에 불과했으며 그녀는 파리의 비에브로 자택에

머물렀다고도 전한다. 프랑스 자유재단을 설립하여 오지를 돌며 인권 운동을 했고,

인도의 문맹퇴치, 쿠르드족 고아 300여명을 파리로 데려오기도 했으며,

자국 내의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하고 인종차별에 대항하며

불법체류자를 지원하는 약자들의 대모이기도 하였다.

마더 데레사는 인도주의 할동에 전념한 그녀에게 묵주를 걸어주며

"나와 함께 이 묵주를 나눠가질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자연도 그렇고 인간도 그렇고 보는 각도에 따라 보여지는 정경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남편 미테랑의 정치적 동지이자 평생 원군이라는 평가도 있는가하면,

평생 냉랭한 사이로 지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 부부가 한국에 왔을 때 미테랑과 다니엘은 방도 각각 썼다고 한다.

프랑스 현대사에서가장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국모 다니엘,그녀를 위해

오늘 성당에 가면 촛불을 밝히고 기도해야겠다.

하늘 나라란 그녀와 같은 이들의 것일 것이다.

고히 영면하소서, 다니엘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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