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면 이따금 명품 나무들을 만난다.
대체로 소나무들이 많았고, 그것도 바위 틈에 자란 낮은 키의 소나무들이
각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몸피가 작고 키가 낮으니 한 눈에 오롯이 완상 되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고통의 산물, 단단하고 척박한 바위에서 살아내고자
온뭄으로 비틀고 몸부림 친 결과일 것이다.
인간은 나무를 철사로 칭칭 감아 분재를 만들어내기도 하나
그 나무는 자연이 만들어낸 천혜의 작품이라고나 할까.
좋은 환경이었다면 튼실하고 우람하게는 자랐을지언정
고도의 예술을 보는 듯한 느낌은 적었을 것이다.
하여 그런 나무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곁에 다가가(갈 수 있으면)
"너도 한 예술 하는구나."라고 속삭여주곤 한다.
언젠가 도봉산 주능선을 걷다가 잠시 쉬면서 보았던 소나무는
빼어난 미를 자랑하고 있어 한참을 넋놓고 바라본 적이 있었다.
벼랑에 선 어떤 나무는 비바람에 뿌리가 뽑혀 몸체가 땅을 향해 거꾸로 자라다가
다시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기도 했다.
그 나무로선 단말마의 고통을 감내한 결과였을 것이나
보는 나는 그 기묘한 아름다움에 찬탄을 금할 수 없어
그에게도 명품이란 칭호를 내려주었다.
그런 나무들을 볼 때 마다 내 인생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내 인생은 과연 명품이었나 짝퉁이었나 돌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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