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세요."
내가 세상 태어나 첫 울음을 터뜨린 것은 이 말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엄마 가슴에 살포시 안겨 그 숨결을 듣고 싶었던 것이리라.
엄마와 아기든 연인이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 안아주고 안겨 있다면....
내 귀염둥이 엘리가 가장 많이 하는 말도 "안아주세요."이다.
아침 잠에서 깨어 부스스한 눈길로 가장 먼저 건네는 말도,
잠결에 하는 말도 ,
어쩌다 내가 화를 낼 때 울먹이며 하는 말도
"안아주세요"이다.
나는 간혹 엘리에게 화가 나 있다가도 이 말 한 마디면 꼼짝 못하고
엘리를 품에 안고 만다.
그 짧은 말 속엔 참으로 복합적인 의미가 숨어있는 것 같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의 사랑이 필요하지요.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청해요.
나는 당신의 품이 그리워요.
나는 지금 두렵고 외롭답니다.
나를 받아주세요.... 라는.
언제고 내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어둔 죽음의 신이 내 주변을 얼쩡거릴 때,
내가 쌓은 공과 덕보다는 내 허물이 더 많은 것 같아 괴로울 때,
그 아무도 나와 같이 그 길을 가줄 수 없다는 고독이 덮쳐올 때,
내 그 높으신 분께 마지막 드릴 기도는 오직 한 마디.
"안아주세요."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내 그 님께 드릴 말은 오직 한 마디.
안. 아. 주. 세. 요.
안...아...주...세.....요.
그리고,
안...........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