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는 곧 선(善)이다, 라고 말한 사람은 근원 김용준이다.
시인 키츠는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읊었다.
어제 근원 수필을 읽다가 그가 써내린 문장을 거듭 읽으며
한참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인간이 되기 전에 예술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미는 기술의 연마에서 만 오는 것은 아니며 인격의 행위화에서
완전한 미가 성립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에도 뛰어난 예술을 창조해낸 작가들은적지 않이 있다.
한 인간의 내밀한 구석까지야 어찌 알 수 있을까만 피카소같은 예술가는
인간적이었다고 말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경위야 어떠하든 훌륭한 예술만 이룩해내면 될 것인가?
소설 '향수'의 주인공이 좋은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도 마다 않았듯 말이다.
김용준은 미가 곧 선이라고 말했지만, 미는 미, 선은 선이라고 구분한다면나는 종국엔 선이 미를 이긴다고 생각한다.
요즘 수 많은 수필을 읽으면서도 결국은 선성(의 의미가 좀 복합적이긴 해도)이
부각되는 글에 이끌리게 된다.
문장은 다소 서툴더라도 작가의 아름다운 혼이 느껴질 때 비로소 좋은 글을 읽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가 선이고, 미가 영원한 기쁨이라면, 선이야 말로 영원한 기쁨의 모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