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촌지

tlsdkssk 2011. 3. 30. 23:48

촌지(寸志)

촌지는 뇌물일 수도, 영감의 상투일 수도 있다.

불혹에 용감하게도(?) 아프리카 지사에 지원했다. 북위 5도 상하의 나라 나이지리아 지사장 ‘수출 보국’의 역군(役軍)이 되겠다며…

‘肯定的인 思考가 행복에의 디딤돌이더이다.’ 라고 名著 ‘빈산엔 노랑꽃’에 自序해주신 草友 장돈식 선배의 ‘세상 살기’대로 뛰어보니 땀 밖에 안 나고, 수출전선 독려 차 오신 K회장께 “귀국 건강종합검진을…” 읍소하였다.(182cm에 76kg이었던 게 59,5kg이 되었음)

“수고했네!” 하시며 본사에 전화… 인사발령 끝나 자리 없다니 “자리 만들어!” 하셨다. (전임자가 저질러놓은 대금 미수 클레임들은 해결했음)

신설된 무역회계부장. 지사장들의 실적을 평가하여 점수 매기는 일도 겸하는 자리. 그들이 비행기에서 사온 양주를 촌지라며 내 책상서랍에 담아주었다.

K회장님 商才에 뛰어난 분이다. 대구에서 피난살이할 때 신문을 대문위로 던져놓고 사라지는 짓 계속하다 월 1회 수금하러 가면 “싫다는 말하기도 전에 도망가는 넘이니 돈 못준다!”하면 “그래도 고맙습니다!” 하는 넉살에 이유를 물으면 “서울에서 경기고 다니다가 와서 주린 배 채우기 위한 묘수입니다.”

“왜 묘수냐?”

“무조건 몇 부를 팔아야한다. 못하면 짜르겠다며 할당량을 앵기니 대금 받지 못해도 던져놓고 보는 게 上手입니다.”

최고의 명문고교에, 고학생이라는 말에 대금에다 웃돈까지 얹어서 주더란다. ㅋㅋㅋ

“내 눈에는 전부 돈으로 보이는데 자네들은 눈이 침침하냐?”며 젊잖게 나무라셨다.

세상만사가 너무 자기에게 유익하게 보여도 탈인 게 이 세상인가. ‘임프바람(IMF)’이 불 때 무리하게 은행돈 끌어들이다 ‘콩밥’ 드셨으니(분식회계 지시) 성현말씀 過猶不及을 무시한 죄 값 치러 마땅하다 하겠다.

잊을 수 없는 실화 2자락…

H공사님(북한은 대사관이 설치된 지 2년이지만 한국은 공사)에게 ‘용돈’을 드리라고 下命하셨다.

“봉투에 얼마를 담을까요?”

“알아서 하라.”

본사에서 일할 때 “바이어 선물을 뭐로 할까요?” 하며 세 가지를 결재 올리면 우리들과 다른 적확한 판단을 내리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현지 지사장에게 일임하는 건 ‘실사구시’의 권한을 주시는 거겠지…

 

봉투에 무엇이, 얼마가 들어있는지 관심 없다는 듯 “나는 그런 거 받을 수 없는 몸이네.” 하셨다. 손사래까지 치면서.

정보관련 L원장님은 보자기에 담아드린 상자를 부인에게 준다.

“우리 집 어르신은 짠 것 드시지 않습니다.”

명란 젖 스스럼없는 선물인데 짠 음식은 ‘위암발생 우려’ 라며 거절.

귀국하여 촌지 이야기 하니 청취소감이 다양하다.

“뇌물 많이 받아봤을 테니 봉투 그냥 보면 얼마인지 아네. 주는 방법이 자네는 미숙하군!”

“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그분의 취향을 알아내어 그 취미생활에 접근했어야지.”

“ 짠 음식 사양 당했으면 名茶로 공격해야지.”

茶하니 茶山 정약용선생이 떠오른다. 實學의 巨匠인 그는 天主學을 믿으면서도 학문으로 용인하는 것이지, 天主敎로 믿는 건 아니라는 혜변(慧辯)으로 목숨을 잃지 않고, 목민심서 등 관직에 봉사하는 자의 필독서 저술, 천수를 누린 선각자!

현명한 왕(정조)에게 오체투지하면서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활약하는 선비’였다.

내가 다산선생이라면 어떻게 촌지를 전해야 할까?

“촌지가 자선으로 격상되지도, 뇌물로 비하되지도 않는 세상에서 천수를 다 누리며, 굴러오는 복 거두며 사십시오!” 할까.

 

촌지는 마음 (心)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요술을 부린다. 촌지에는 마음 (진심)을 담아야한다. (정성을 담아야…)

잔머리는 굴리지 말고

글감은 이리저리 굴리며

향기가 솔솔 나도록

신나게 명작 만들며 살자!

촌지는 선비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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