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용기는...

tlsdkssk 2011. 2. 6. 10:13
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용기는 DNA가 결정한다

조선일보 | 과학문화연구소장· | 입력 2011.02.06 09:15 | 수정 2011.02.06 09:25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불길에 갇힌 사람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화염 속으로 뛰어든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총알받이로 나선다. 한때 독재정권에 항거하다 감옥살이를 한 지식인도 적지 않았고, 맨손으로 강도를 붙잡아 표창장을 받은 시민도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용기를 내서 행동한 사람들이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

용기는 인간의 위대한 덕목으로 여겨져 왔지만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970년대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자 스탠리 래치먼은 낙하산 부대 병사들을 대상으로 용기의 본질을 규명했다. 낙하산병이 처음으로 하늘에서 뛰어내릴 때 생리적 반응을 분석한 결과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불가사의하게 공포를 느끼지 않는 병사들이다. 심장박동이나 혈압에 거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주저 없이 낙하했다. 두 번째는 겁에 질려 뛰어내리지 못한 병사들이다. 세 번째는 두 번째 집단처럼 공포를 느꼈지만 첫 번째 집단처럼 두려움 없이 낙하를 감행한 병사들이다. 래치먼은 세 번째 집단을 용기 있는 병사라고 간주하고, 용기를 '공포를 체험함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고 정의내렸다.

네덜란드 심리학자 피터 머리스는 8~13살 어린이 320명을 면담하여 아이들 스스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용감하다고 느끼는지 조사했다. 면담 아동의 70% 이상은 한 번 이상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수영장에 빠진 동생을 구해주거나 어두운 밤에 화장실에 혼자 간 것을 예로 들었다. 심지어 어머니의 지갑에서 돈을 훔친 것도 용감한 행위라고 여기는 아이들이 있었다. 2010년 '아동정신의학 및 인간 발달(Child Psychiatry and Human Development), 4월호에 실린 연구결과에서 아이들 또한 심장이 두근거리는 공포를 이겨내는 것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신경생물학자 야딘 듀다이는 뱀을 보면 겁에 질리는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뇌를 주사(스캔)했다. 2010년 격주간 '뉴런(Neuron)' 6월 24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뱀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뱀을 보면 전두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이 먼저 활성화되고 편도체에 신호가 전달된다고 보고했다. 뇌 앞부분에 위치한 전두대상피질은 인지와 정서, 계산과 충동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기능을 하며 측두엽 깊은 곳에 자리 잡은 편도체는 공포를 관장하는 부위이다.

미국 아이오와대 신경심리학자 저스틴 파인슈타인은 나이 들어 유전자에 결함이 나타나 편도체 기능이 파괴된 중년 여성의 행동을 연구했다. 그녀는 뱀이나 거미를 보면 무서움을 느낀다고 주장했으나 실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뱀을 보고 겁을 내기는커녕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려고 했으며 귀신이 나온다는 집에 가서도 놀라기는커녕 웃음을 터뜨렸다. 2010년 격주간 '시사생물학(Current Biology)' 12월 16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사람이 공포감을 전혀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과학저술가 나탈리 앤지어는 '뉴욕타임스' 1월 3일자 칼럼에서 "이 여자처럼 겁 없는 사람이 100만명만 살아도 세상은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썼다.

'사랑방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촌지  (0) 2011.03.30
경계선  (0) 2011.03.01
눈물의 현장/펌  (0) 2011.01.19
객 담  (0) 2011.01.16
[스크랩] [명상글] 네게서 나온 것은 네게로 돌아간다.  (0) 2011.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