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옛 詩情을 더듬어

tlsdkssk 2010. 11. 13. 23:46

옛 詩情을 더듬어

1. 가을 밤 빗소리를 들으며

최치원

가을바람도

씁쓸히 읊조리나니

세상길에

참 벗 없음이여!

 

창밖엔

삼경의 비

등잔 앞엔

만리의 마음-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秋夜雨中>

2. 뜻 가는 대로

길 재

시냇가 초가집에 찾는 인 달과 바람,

외객은 아니 오고 산새랑 지껄이다.

대숲에 평상 옮기어 누워서 책을 본다.

臨溪茅屋獨閒居 月白風淸興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述志>

3. 무 위

만물이 때를 따라

변천하듯이

이 몸도 한가로이

자적(自適)하노라

 

몇 해째 애쓰는 맘

점차 줄어져

길이 청산 대할 뿐

시도 안 짓고….

자적 : 제 마음 내키는 대로 즐김.

4. 산 길

강 백 년

십리에 인기척 없고

산은 비었는데 봄새가 운다.

중 만나 앞길을 물었건만

중 가고 나니 길은 도로 헷갈려….

-蝸足: 어찌 산길뿐이랴? 인생길 또한 그러한 것을-

十里無人響 山空春鳥啼

逢僧問前路 僧去路還迷

5. 금강산 들어가며

김병연(金 笠)

글 읽어 백발이요

칼 갈아 사양인데,

하늘 땅 그지없는

한 가닥 한은 길어,

장안의 붉은 열 말

기를 써 다 마시곤

갈바람에 삿갓 쓰고

금강으로 드노라.

書爲白髮劍斜陽 天地無窮一恨長

痛飮長安紅十斗 秋風簑笠入金剛

儉斜陽: 한평생 검술을 익혀오는 동안, 복수를 다지며 갈아온 장검 그 칼의 사양에 반사하는 섬뜩한 검광

6. 시작 과정 (詩作過程)

정 지 윤

가장 영롱한 곳에

영감(靈感) 은 서렸어도

큰 공력(功力) 안 들이곤

표현해 낼 순 없네.

묘(妙)에 들려면

범굴을 더듬어 거쳐야 하고,

기(奇)로 빼나려면

용문감(龍問龕) 뚫는 일에 어찌 덜하리?

금당 화창한 날

꽃은 피어 임자 없고,

옥루 맑은 밤에

달은 유정도 하다.

그윽한 오솔길을

때로 혼자 거닐지나,

큰 집 울타리엘랑

가까이 가지 말지어다.

最玲瓏處性靈存 不下深功不易言

人妙應經探虎穴 出奇何減?龍門

金塘融日花無質 玉殿淸霄月有魂

幽徑只堪時獨往 勸君莫奇大家藩

<作詩有感>

7.대관령을 넘으며

신사임당

백발 慈母두고 홀로 가는 이 마음을,

대관령 굽이굽이 돌아뵈는 강릉땅을,

저무는 산 푸름을 덮어 흰구름이 가리네.

慈親鶴髮在臨瀛 身向長安獨去淸

回首北坪時一望 白雲飛下暮山靑

<踰大關嶺望親庭>

8. 기다림

이 옥 봉

오마더니 왜 이리 늦나?

매화는 벌써 지려 하는데,

문득 까치 소리 하 반갑더니,

거울 속 눈썹만 괜히 그렸네.

有約來何晩 庭梅欲謝時

忽閒枝上鵲 虛畵鏡中眉

<閨情>

9. 밤에 앉아

강정일당

밤 깊어 고요하고, 빈 뜰에 달 밝은 제,

씻은 듯 맑은 마음 탁 트여 활짝 개니,

참 나의 본디 모습을 속속들이 볼러라!

夜久群動息 庭空晧月明

方寸淸如洗 豁然見性情

<夜坐>

흰머리를 어루만지며…

장지완

남들은 밉다지만

백발이 난 좋으이.

뭐래도 오래 삶은 ‘소주선’ 긔 아닌가.

돌아보아 몇 사람이나

이 경지에 이르렀느뇨?

검은 머리로도 다투어

무덤길 가는 터에….

小住仙 : 잠시 머물러 가는 신선

人憎髮白我還憐 久視猶成小佳仙

回首幾人能到此 黑頭爭去北邙阡

<白髮自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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