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엄마에게 가봐야겠다

tlsdkssk 2006. 9. 2. 06:57

어제 근무를 하다가  엄마에게 살짝 전화를 했더니,

며칠 전에 앞니가 빠졌다고 하신다.

신체가 노화되며 이젠 엄마의 잇몸이

치아를 지탱해줄 힘을 잃었는가 보다.

어쩌면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그리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아무 통증도 없이 이빨이 쑥 빠지는데, 

기분이 참 그렇더라...."

엄마의 침울한 음성을 듣고 있으려니 당장 엄마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저무는 인생은 참으로 서글픈 것이다.

마모되어가는 생명,

늘어만가는 육체의 고통,

젊은이만 우대하고 알아주는 세상....

병원에 가서 아픔을 호소하면 의사들은 대체로 무심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마치 '노인네가 그만큼 살았으면 됐지, 뭘 그렇게 아프다고 야단이냐?'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는 거다. 그럴 때면 몹시 기분이 얺짠고 서글퍼지신단다.

엄마는 결코 무교양하거나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분이 아니다.

그럼에도 의사들은 엄마의 존재를 다 무너진 생명쯤으로 하찮게 여기는 것 같다. 

물론 수 많은 환자를 접해야 하는 의사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나

생로병사의 시간표속에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그들이 조금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늘 현재에, 오늘에 사는 것.

10년을 살았든 100년을 살았든 각자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의 가치는 똑 같은 것이며

처음 부여받은 시간인 것이다.

일 한답시고 한동안 엄마를 찾아가지 못했다.

오늘은 엄마를 찾아가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드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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