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산행에 다녀와서

tlsdkssk 2006. 8. 27. 08:20

어제 모처럼 토요산행팀에 끼어 15키로 산행을 하고 왔다.

나는 남보다 땀을 많이 흘려 물을 많이 준비했다.

게다가 아침부터 비가 내려 우비에 우산까지 챙기다 보니

배낭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오랜만이라 그랬겠지만 시종 헉헉대며 걸었다.

본디 평지와 내리막은 자신 있었는데,

날이 덥고 습한 탓인가 평소 실력이 나오질 않았다.

이번 산행엔 어느때보다도 많은 22명이나 참석했다.

가는 날이 장날, 서울산행이 가장(?) 활발하다고

'에버랜드' 사보사에서 취재까지 나왔다.

그러나 나는 10명 안팍의 조졸한 멤버일 때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앞줄 맨 오른쪽이 헉헉이> 

 

오르막에서 하도 헉헉댔더니, 처음 보는 산우 한 분이 스틱으로 나를 끌어 주었다.

뿐인가 나중엔 내 무거운 짐을 자기 배낭으로  옮겨 넣었다.

이런 고마울 때가....

그는 아침에 아내가 채겨주는 우산도 무겁다고 내놓고 나왔다던데,

우산보다 더 무거운 덤탱이를 쓴 것이다.

나중엔 아예 배낭을 송두리채 지어주기도 했다. 

ㅎㅎㅎㅎ 고마운 기사도 정신이여.

 



땀을 하도 흘렸더니 점심 시간이 되어도 식욕이 나질 않았다.

얼굴은 완전 폭파 일보 직전의 시한 폭탄.

토마토처럼 붉은 것이 마치 술에 만취한 사람 같았다.

아무래도 나는 여름엔 산행을 하지 말아야겠다.

뒷풀이도 안하고 집에 왔건만 자정이 넘도록 몸에 열이 안내려 고통스러웠다.

샤워하고 에어컨 씽씽 틀어 놓고 얼음찜질까지 했건만 별 소용이 없었다. 

우리 산행 팀엔 산행시 물도 별로 안 마시고 땀도 거의 안 흘리는 사람이 있다.

반면 나는 한 겨울에도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난다.

사람의 체질이란 이렇듯 다양한 것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어제 첨 만난 어떤 남성이

날 보고 운동 부족이라 그렇단다. 평소 많이 걸어주라는 거다.

인간이나 사물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것은 전혀 모르는 것 보다 위험하다.

대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 사람은 말을 그렇게  한 것일까.

우호적 표현을 그리 한 건지 몰라도 그는 접근 방법이 서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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