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새와 나무 / 류시화

tlsdkssk 2006. 4. 28. 14:23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출처 : 새와 나무 / 류시화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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