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등산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장장 25키로를 걷고 발이 부르터 몸을 질질 끌며
집으로 향하는데 핸펀에서 문자 메세지 신호음이 들린다.
이 밤에 누가 문자를 보냈을까? 그, 혹은 그녀?
확인해 보니, 사비나 수녀님이다.
메시지 내용인즉,
'전화 할 수 있으면 전화좀 넣어 주세요.'
다른 이라면 뒷말로 미뤘을 것을 그 즉시 전화를 넣었다.
"아, 안나씨~~"
"아, 수녀니임~~"
이 짧은 대화를 나누는데 그만 눈물이 핑 돈다.
난 적나라하게 중게방송을 했다.
" 저 지금 등산 마치고 집에 가는 중이에요. 근데 수녀님 음성 들으니
괜히 눈물이 나네요. 그래서 지금 울면서 걸어가고 있어요."
수녀님은 그 나이에도 눈물이 매마르지 않았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추켜주신다. 그러면서 "안나씨, 사랑해요." 하신다.
하지만, 난 수녀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보고 싶어요, 수녀님." 했다.
사랑한단 말은 왠지 쉽게 나오질 않았다.
그러나 반가움의 눈물은 계속 나왔다.
수녀님은 부활절 지내고 한 번 보자고 하신다.
내가 먼저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을 부탁하시려는 모양인데,
토욜도 근무해야한다고 해서 일단 거부 의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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