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눈물도 많지

tlsdkssk 2006. 4. 11. 20:20

지난 토욜 등산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장장 25키로를 걷고 발이 부르터 몸을 질질 끌며

집으로 향하는데 핸펀에서 문자 메세지 신호음이 들린다.

이 밤에 누가 문자를 보냈을까? 그, 혹은 그녀?

확인해 보니, 사비나 수녀님이다.

메시지 내용인즉,

'전화 할 수 있으면 전화좀 넣어 주세요.'

다른 이라면 뒷말로 미뤘을 것을  그 즉시 전화를 넣었다.

"아, 안나씨~~"

"아, 수녀니임~~"

이 짧은 대화를 나누는데 그만 눈물이 핑 돈다.

난 적나라하게 중게방송을 했다.

" 저 지금 등산 마치고 집에 가는 중이에요. 근데 수녀님 음성 들으니

괜히 눈물이 나네요. 그래서 지금 울면서 걸어가고 있어요."

수녀님은 그 나이에도 눈물이 매마르지 않았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추켜주신다. 그러면서 "안나씨, 사랑해요." 하신다.

하지만, 난 수녀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보고 싶어요, 수녀님." 했다.

사랑한단 말은 왠지 쉽게 나오질 않았다.

그러나 반가움의 눈물은 계속 나왔다.

수녀님은 부활절 지내고  한 번 보자고 하신다.

내가 먼저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을 부탁하시려는 모양인데,

토욜도 근무해야한다고 해서 일단 거부 의사를 보였다.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산문집 추천의 글-천양희  (0) 2006.04.17
[스크랩] 나도 만개  (0) 2006.04.13
남한산성 몸다지기 산행  (0) 2006.04.09
부르튼 발  (0) 2006.04.09
황정산은~  (0) 200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