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고통 나누기

tlsdkssk 2005. 12. 16. 07:14

어제는 마지막 전철을 타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귀가 하였다.

그러니 오늘 귀가한 셈인데,  대녀의 병 문안 때문이었다.

가족이라곤, 아직 성년이 채 안된 아들 하나 뿐인 대녀가

오늘 서울대 병원에서 힘든 수술을 받는다.

부신에 생긴 3센티의 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인데,

부신을 제거하는 순간 혈압이 급상승하다가,

나중엔 급강하 하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중에

생명이 꺼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수술이란다.

 

나는 어제 '잘 될거야. 많은 이들이

널 위해 기도하고 있어.'라고 위로하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위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유언을 청한 것이다.

그녀의 유언(?)을 들으며 우린 함께 울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회복이 좋아 빨리 쾌유가 된다면,

우린 어제 나눴던 얘기를 떠올리며 웃을 테지만.

 

오늘 아침 7시 예정이던 수술 시간이

낮 12시이후로 변경되었다.

나는 그녀의 수술 시간 동안 그녀 아들과

함께 해주겠다고 했다..

하필 허리가 불편하여 내 몸도 무척 힘들지만,

내가 참은  작은 고통이

모쪼록 기쁨으로 변화될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한다.

 

아무튼 나는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무지 바쁘다.

형편 딱한 딱한 지인이 둘이나 입원하는 바람에

요즘 내 발이 무지 바빳다.

 

                        *

혹시 이 글을 볼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제 대녀 실비아를 기억해 주십시오.

참으로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

사람의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느님,

오늘 실비아의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당신의 손길을 빌려주시어,  

신의 손으로 그 어려운 수술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수술의 난관을 이겨내어,

아들에게 좀 더 어머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비아의 몸에 생명력을 더하여 주십시오.

수술 시간을 초조히 기디리고 있을

고통의 모자에게

당신의 위로와 은혜를 풍성히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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