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엔 반드시 책 한 권을 넣고 가게 된다.
대체로 읽지 않고 그대로 오게 되지만,
때론 열심히 독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여행 땐 도스토예프스키의 짧은 소설 <악어>를 들고 갔다.
악어, 악어라니, 이 책엔 대체 무슨 내용이 실려 있을까?
주인공을 악어란 짐승에 비유한 걸까?
나대로 상상을 많이 하며 책장을 들쳤는데,
아니다, 실제 악어가 나온다. 그것도 사람을 삼킨 악어가 나온다.
<이반 마트베이치>라는 사내는 아내와 한 친구를 대동하고,
아케이드에 전시중인 악어 구경을 하러 갔다가
그만 악어에게 물리고 만다.
다행이 악어는 그 남자를 통채로 삼키어
주인공은 악어 뱃속에서 목숨을 보존하고 있는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광경과 세태풍자가 볼만하다.
이 여름 읽을 책을 구하지 못한 벗이 있다면,
악어란 책을 권한다.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로 유세부리는 인간 (0) | 2005.08.11 |
---|---|
남대문 시장 (0) | 2005.08.10 |
돌아왔다, 제 자리로 (0) | 2005.08.07 |
내일, 피서 갑니다 (0) | 2005.08.02 |
만남대 마주침 (0) | 2005.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