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으면 안돼, 삼팔선은 말한다.
넘으면 어때? 그녀가 묻는다.
그러면 다쳐, 삼팔선은 말한다.
다치는지 두고 봐, 그녀가 말한다.
두고 봐, 죽을 거야, 삼팔선은 말한다.
어차피 한 번은 죽게 돼있지, 그녀가 말한다.
하긴 넌 두려운 게 없는 여자지, 삼팔선은 말한다.
그래, 난 맘 먹으면 두려운 게 없다구, 그녀가 말한다.
그런데 넌 왜 못 넘고 있는 거야? 삼팔선이 말한다.
그녀가 답하기를,
그건, 그건, 그건, 그게 아니구, 너 모르게 난 이미 넘어왔거든.
삼팔선이 말하기를,
하긴, 하긴, 하긴, 보이지 않는 네 마음을 어찌 내 어찌 막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