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오만을 죄로 규정했다.
그 오만이 자연에 대한 오만이건, 인간에 대한 오만이건..
오만이란 진정한 애정이 결핍될 때 나타나는 질병적 현상이다.
사춘기가 시작되던 무렵, 나는 오만하였다.
사람의 학벌, 용모, 목소리, 취미, 문화예술적 감성,
종교적 심성.... 등 여러 항목을 만들어 놓고,
바람직한 인간의 규정을 그 틀 안에 철저하게 묶어 놓았다.
그 중 하나만 탈락되도 나는 함량미달의 인간으로 삼았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나야말로 함량미달의 인간이 되어
지금껏 허덕거리며 산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깨우치게 된 것을 신께 감사드린다.
성경에 보면 '모든 죄는 용서 받을 수 있어도
성령을 거스른 죄는 용서 받을 수 없다' 는 말씀이 나온다.
이 대목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 있겠으나,
인간의 오만 역시 성령을 거스르는 죄목 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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