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닿고 싶은 곳 / 최문자

tlsdkssk 2019. 2. 12. 11:28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
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
그 쪽으로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야
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

새들도 마지막엔 지상으로 내려온다.
죽을 줄 아는 새들은 땅으로 내려온다.
새처럼 죽기 위하여 내려온다.
허공에 떴던 삶을 다 데리고 내려온다.
종종거리다가
입술을 대고 싶은 마지막 땅을 찾는다.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
아름다운 듯 서 있다.
무방향으로 눈을 뜨고
몸을 떨고 있다.


 


 


닿고 싶은 곳 / 최문자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minari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