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우리 집 베란다에선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노래했다.
붉은 치커리 틈새로 보이는 건 '쑥'인데 내가 종종 뜯어 먹어 지금은 몇 잎파리 보이지 않는다. 농지(?)가 모자라니 다글다글 함께 자라는 중이다.
얘네들은 근대들. 몇년 전 씨를 뿌려 싹이 트고 잎이 자란 뒤 계속 베어먹는 중이다. 아주 기특한 식물. 베란다 너머론 중랑천이 흐르고, 천 변엔 지금 개나리가 만개해 있어 꽃구경은 절로다. 곧 조팝이 피어나고 벚꽃들도 꽃망을울 터뜨리겠지.
요것들은 며칠 전 씨를 뿌린 들깨들이다. 파종이 늦긴 했으나 어차피 잎새만 따먹을 거니까...
붉은치커리 씨를 다시 뿌렸다. 생각보다 움이 빨리 트는 것 같다. 베란다 텃밭이 좋은 것은 아무 때나 필요한 만큼 취할 수 있다는 점. 주말 농장 같은 건 일부러 멀리 나가야 하고 땡볕에서 일해야 하지만 나는 손만 뻗으면 된다.
절로 자란 들깨와 밀생하는 별꽃싹들. 별꽃은 우리 집 화분 옆에 곁들이로 살았는데, 어찌나 번식력이 강한지 콩나물 시루처럼 밀생하며 싹들을 낸다. 여기는 들깨네 집이라 지난번에 별꽃새순을 다 뽑아 주었는데 또 이만큼 자라났다. 얘네들을 뽑아내면 또 이만큼 새 싹을 틔울 것이란 걸 나는 경험으로 안다. 별꽃에게 두손 두 발 다 들은지는 이미 오래다. 야생초의 생명력은 신비 그 자체. 그 작은 꽃 송이에서 어떻에 이 많은 종자들을 퍼뜨릴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한데 얘네들은 꽃도 앙징맞고 식용으로 해도 괜찮다니 샐러드 용으로 그냥 놔두려한다. 아참, 사진엔 안나왔지만, 우리 집에 괭이밥이란 야생초도 엄청 많다. 괭이밥의 생명력은 별꽃과 막상막하. 그 미모도 막상막하. 다만 괭이밥은 노란 색 꽃이 피고 뼐꽃은 흰색 꽃이 핀다. 괭이밥은 잎새에서 아주 신맛이 나는데, 괭이밥도 샐러드용으로 활용한다.
근대랑 부추는 더 심기로... 근대랑 부추는 한 번 심어 놓으면 즈이들이 알아서 커주고 베어먹어도 또 자라나니 내겐 아주 유용한 채소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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