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능소화 연가 ....이해인外

tlsdkssk 2016. 7. 23. 20:06

 

凌霄花 戀歌   an amatory poem of Chinensis Trumpet Creeper

능소화 연가....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나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이해인의 꽃시집'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중에서 

 

 

 

능소화....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꽃시그림집'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중에서

 


 

 

당신을 향해 피는 꽃....박남준 

 

능소화를 볼 때마다 생각난다
다시 나는 능소화, 하고 불러본다
두 눈에 가물거리며 어떤 여자가 불려 나온다
누구였지 누구였더라
한번도 본 적 없는 아니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던
여자가 나타났다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어 나무에, 돌담에
몸 기대어 등을 내거는 꽃
능소화꽃을 보면 항상 떠올랐다
곱고 화사한 얼굴 어느 깊은 그늘에
처연한 숙명 같은 것이 그녀의 삶을 옥죄고 있을 것이란 생각
마음 속에 일고는 했다

어린 날 내 기억 속의 능소화꽃은 언제나
높은 가죽나무에 올라가 있었다
연분처럼 능소화꽃은 가죽나무와 잘 어울렸다
내 그리움은 이렇게 외줄기 수직으로 곧게 선 나무여야 한다고
그러다가 아예 돌처럼 굳어가고 말겠다고
쌓아올린 돌담에 기대어 당신을 향해 키발을 딛고
이다지 꽃 피어 있노라고

굽이굽이 이렇게 흘러왔다
한 꽃이 진 자리 또 한 꽃이 피어난다

 

박남준 시집'적막'중에서

 

 

 

 

 

 

 

 

SAT.23.JULY.2016 정효(JACE)

FOEM:능소화 연가 ....이해인外

MUSIC : Morning Calm is Piano conenerto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丁曉(정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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