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셀라비/류근

tlsdkssk 2015. 7. 8. 07:47

불 꺼진 술집에 매달려 문 두드리는 술꾼처럼  

재혼한 옛 부인 찾아가 그 낯선 갓난 아기 앞에서

훌쩍훌쩍 울음을 쏟아내는 실직자처럼

계산 끝나자 얼굴조차 까맣게 지워버린 술집여자에게

밤마다 편지를 쓰는 시인 아무개처럼

 

인생이란 그런것이다

깨달을 땐 이미 늦은 것이다

미리 우산을 들고 외출했다가

막상 비가 내리면 택시에 우산을 두고 내리는 사람처럼

선잠 깨고 일어나서 부리나케 등교하던 일요일 오후처럼

죽은 나무에 물 주는 내 수상한 집념처럼

 

 

*셀라비 - 그것이 인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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